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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에서도 웹팩이 꾸준히 가치 있는 이유

변화 속에서도 웹팩이 꾸준히 가치 있는 이유

웹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왜 이렇게 복잡하지?”라는 생각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그 복잡함 속에 담긴 프런트엔드 빌드 체계의 초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웹팩이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어떻게 프런트엔드 생태계를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왜 webpack의 대체 번들러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번들러 이전의 시대: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모듈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 프런트엔드 프로젝트는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빠르게 누적되었습니다.

  • 점점 많아지는 JavaScript 파일
  • 복잡해지는 파일 간 의존성
  • 다수 파일 로드로 인한 브라우저 성능 저하
  • 정적 자산 관리 및 최적화의 어려움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래와 같은 자동화가 필요해졌습니다.

  • 코드 압축(minify)
  • 난독화
  • Tree-shaking을 통한 미사용 코드 제거
  • 정적 리소스 번들링

이 과정에서 빌드 파이프라인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를 처음 대중화한 것이 GruntGulp였습니다.


2. Grunt, Gulp의 시대. “태스크 자동화” 중심

Grunt(2012) – 태스크 러너의 등장

Grunt는 프런트엔드 개발자에게 “반복 작업을 자동화한다”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파일을 읽고 → 처리하고 → 결과를 저장하는 단순한 흐름의 태스크 기반 구조로, 압축·이미지 최적화처럼 반복되는 작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SPA처럼 복잡한 구조의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여전히 코드관리가 어려웠습니다.

Gulp(2013) – 스트림 기반으로 Grunt 개선

Gulp는 스트림 기반 처리로 속도와 개발 경험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태스크 자동화 도구”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의존성 이해 부족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즉, 태스크 러너만으로는 급격히 커지는 프런트엔드 규모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3. webpack(2014) – 프런트엔드 패러다임을 바꾼 모듈 번들러

webpack의 핵심을 보여주는 그림

웹팩은 기존 도구들과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단순 작업 자동화가 아니라, 의존성 그래프를 기반으로 전체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번들링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웹팩이 제공한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JS, CSS, 이미지까지 모두 모듈로 취급
  • entry(진입점)부터 시작해 의존성 그래프를 생성
  • 이를 기반으로 하나의 번들을 출력
  • 코드 스플리팅, Tree-shaking, HMR 등 대규모 앱 개발 기능 제공
  • 타입스크립트, React/Vue 도입의 토대 제공

웹팩의 등장으로 프런트엔드 개발은 단순 DOM 스크립팅이 아닌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React 생태계의 성장 역시 웹팩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초기 리액트 개발 환경 세팅은 대부분 웹팩 중심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CRA(Create React App)가 탄생하면서 리액트가 빠르게 대중화되었기 때문입니다.


4. 탄탄한 뿌리를 가졌지만 더 자라기 어려웠던 웹팩

웹팩이 너무 많은 기능을 제공하다 보니, 몇 가지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1) 설정 파일의 복잡도

웹팩 설정은 자유도가 높은 만큼 난이도도 높았습니다.

  • 로더, 플러그인 조합
  • optimization 전략
  • 환경별 분리된 config 관리

규모가 커질수록 설정 자체를 관리하는 유지보수 비용이 커졌습니다.

2) 구조적인 느림

웹팩은 많은 과정을 싱글 스레드에서 순차 처리합니다.

  • AST 파싱
  • 로더 체인 실행
  • 플러그인 훅 호출
  • 번들 최적화 과정

아키텍처적 한계가 존재해, 아무리 최적화해도 빠르게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3) 개발 서버(HMR/Watch)의 성능 한계

변경 파일만 다시 빌드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재계산이 일어납니다.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생산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곤 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웹팩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동시에 개선하고 싶은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5. 웹팩이 만든 길 위에서 피어난 번들러들

웹팩은 결코 부족한 도구였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 웹 애플리케이션 번들링 패러다임을 확립한 개척자였기에, 이후 등장한 번들러들은 웹팩이 마련한 기반 위에서 더욱 명확한 개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현대 빌드 도구 생태계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표적인 후속 번들러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웹팩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 Rollup
    웹팩의 복잡한 모듈 처리 과정을 정제하고, ESM 기반의 트리 쉐이킹과 번들 품질에 집중함으로써 라이브러리 제작에 강점을 확보했습니다.
  • Parcel
    설정 난이도가 높은 웹팩과 달리 Zero-config 철학을 내세워, 초기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개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 esbuild
    기존 JS 기반 번들러가 가진 속도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Go로 구현된 초고속 빌드 엔진을 도입해 성능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 Vite
    개발 환경에서 번들을 생성하지 않고, 네이티브 ESM과 esbuild 기반 Dev Server를 활용하여 매우 빠른 재빌드 속도와 즉각적인 HMR을 제공했습니다.
  • Turbopack
    Next.js 팀이 웹팩의 설계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Rust 기반 아키텍처를 통해 성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차세대 번들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웹팩은 단순한 번들러를 넘어, 후대 번들러의 진화를 촉발한 기준점으로서 웹 개발 생태계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웹팩이 남긴 유산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웹팩은 단지 한 시대의 도구가 아닙니다.
현대 프런트엔드 빌드 체계의 기반을 만든 선구자에 가깝습니다.

  • 의존성 그래프 기반 번들링의 표준 확립
  • Tree-shaking, 코드 스플리팅 등 필수 기술의 정착
  • 번들러 생태계( Rollup, Vite, Parcel, Turbopack )의 방향성 제시
  • 프런트엔드를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으로 끌어올림

웹팩을 단순히 “느리고 복잡한 도구”로 평가하기엔 그 공헌이 너무 큽니다.
오늘날 더 빠르고 단순한 번들러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웹팩이 먼저 길을 닦아놓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웹팩의 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과 프로젝트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역할은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것입니다.

다만 이제는 웹팩이 만들어놓은 길 위에서,
더 단순하고 빠르며 효율적인 도구들이 진화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던 프런트엔드 개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웹팩을 단순히 “옛 도구”가 아니라,
산업의 표준을 만든 역사적 전환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